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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풋풋한 허세와 첫사랑을 다시 느끼고 싶다면 : F. 스콧 피츠제럴드 『바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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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때 쓴 일기장을 다시 보신 적 있나요?
열어보는 순간 덮고 싶어질 거예요. 😂
뭐가 그렇게 심각했는지, 뭐가 그렇게 멋있어 보였는지.
괜히 뜨겁고 괜히 부끄러운 그 시절.

그런데 그 시절의 자기 자신을 아주 솔직하게,
유머까지 섞어서 소설로 써낸 사람이 있어요.

바로 F. 스콧 피츠제럴드입니다.

​피츠제럴드 하면 보통 『위대한 개츠비』를 떠올리죠.
미국 문학의 대명사 같은 소설이에요.

그런데 이 소설, 피츠제럴드가 살아 있을 때는 거의 안 팔렸습니다.
만년의 그는 알코올에 빠졌고, 아내 젤다는 정신병원에 입원했어요.
생활고에 시달리다 할리우드에서 시나리오를 쓰며 근근이 버텼습니다.
그러다 1940년, 44세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어요.
자기가 실패한 작가라고 생각하면서요.

『위대한 개츠비』가 미국 최고의 소설로 불리게 된 건 그가 죽고 한참이 지난 뒤의 일이지요.

​그런 피츠제럴드가 자기 청소년기를 가장 솔직하게 녹여낸 소설이 있어요.
『바질 이야기』입니다.

​바질은 사랑에 빠지는 데는 귀신인데, 사랑을 하는 데는 영 서투른 소년이에요.
언젠가 동부에 진출해서 모두가 우러러보는 위인이 되겠다는 야심에 혼자 히죽거리다가,
다음 순간에는 사소한 실수 하나로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가 됩니다.

​피츠제럴드의 어린 시절 실제 장소와 사건이 곳곳에 들어 있어서,
읽다 보면 소설이라기보다 고백에 가까워요.
다만 부끄러운 기억을 들춰내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게 이 작가의 재주입니다.

『뉴욕 타임스』가 이 소설을 두고 피츠제럴드는
청소년기의 연애와 허세를 묘사하는 데 기적적으로 능숙하다고 했는데,
딱 그 말이 맞아요.

​『바질 이야기』는 아홉 편의 단편이 시간 순서대로 이어지는 연작 소설이에요.
키스 게임에 빠져서 무리하게 파티를 열다 망하기도 하고,
동네 소녀에게 반해서 친구에게 어설픈 복수 작전을 벌이기도 해요.

사립 기숙학교에 큰 꿈을 안고 입학했다가 예상 못 한 위기와 마주하기도 하고요.
그러면서도 희곡 쓰기에 미친듯이 열중해, 어린 나이에 공연을 올리기도 합니다.

오만과 열등감을 오가고, 사랑에 부딪히고,
야심에 취했다가 깨지기를 반복하는 바질의 모습은 읽는 내내 웃기면서도 아려요.

『위대한 개츠비』에 나오는 그 눈부신 야심과 허황된 꿈, 그 원점이 여기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위대한 개츠비』의 프리퀄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아요.​

1928~29년에 잡지에 연재됐던 이 소설이 한국어로 번역된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미완성이라서 더 찬란한, 한 풋내기 소년의 이야기.

한때 바질처럼 방황했던 모든 어른들에게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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